꿈에 그리던 광고연구원에 들어와 처음 읽는 책. 첫 단추를 꿰는 기분으로 추천도서 중 끌리는 책을 고심해서 선택했다. 추천도서 목록만 가지고 무작정 찾은 교보문고에서 2시간 넘는 탐방 끝에 손에 바리바리 싸 들고 온 여러 권의 책 들. 그리고 그 중에서 제일먼저 집어 든 책은 <스매싱>이었다. 오길비 앤 매더 코리아의 수석 CD이자 부사장이셨던 정상수님의 아이디어 내공을 모두 모은 책이라니, 크리에이티브나 아이데이션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는 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될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꽂혔다.
초보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대선배의 친절한 가르침
스매싱이란? 사전적 의미로 봤을때 smash는 '1. 박살내다; 박살나다, 2. (단단한 것에 세게) 부딪치다; 부딪뜨리다, 충돌시키다, 3. (뚫고 지나가거나 하기 위해) 때려 부수다' 의 의미를 갖고 있고 smashing은 '기막히게 좋은' 이라고 한다. 결국 이 책은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기막히게 좋은, 아이디어 돌파하는 힘을 알려주고 있다. 정말로 이 책에는 정상수 CD의 크리에이티브 전략이 아주 상세히 기록되어있다. 간결한 문장과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책을 읽는 내내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기독교신자에는 성경책, 불교신도에게는 불경, 학생에게는 수학의 정석이 있다면 광고인에게는 스매싱이 있어야 할 듯! 한마디로 말해 크리에이터의 바이블이 될 만한 책이다. 뿐만 아니라 소주제 끝자락 마다 참고서의 요약정리 파트처럼 크리에이티브 팁을 알기 쉽게 정리해 놓은 것은 따로 적어둔 후에 두고두고 보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광고인으로서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책
정상수 CD는 이 책을 통해 광고인으로서 아이디어가 막혀 힘들었던 일 뿐만 아니라 광고 회사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 광고주와 얽힌 특별한 추억, 세계적 광고회사인 오길비의 대표를 만나 나누었던 대화 등 광고인으로 살아가며 겪었던 것들을 모두 쏟아낸 듯 하다. 덕분에 나는 광고회사에 가지 않고도 그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었고, 몇 년 후의 내 모습도 그려볼 수 있었다.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광고인으로 살아가는 건 절대 쉬운 삶이 아니라는 사실. 잠 자는 시간을 빼고는 언제 어디서든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선 안되고 모든 생활이 일반인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 책 한 권에서 진정한 광고인의 자세를 배울 수 있었으니, 아주 값지다.
나를 괴롭히는 아이디어를 캐내는 법칙
꽤 두께가 있는 책이지만 핵심 메세지는 간단하게 요약된다. 아이디어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것! 즉, 아이디어는 다른 어디에서 툭 하고 떨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있는 것임으로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아이디어를 다른사람이 반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씻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이란 본능적으로 다른 이의 아이디어를 거부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나설 타이밍이 아니라는 생각은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주눅 들지 않으며 나 자신을 좀 더 믿으면 아이디어에 빛이 돌 것이라 생각된다. 책이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읽으면서 마음에 새긴 내용들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Creative Thinking
정상수 CD님의 말에 따르면, 착한 아이디어는 무시당한다. 즉 미친 아이디어가 살 길. 하지만 미치는 것보다 중요한건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카피는 메세지가 간략할 수록 좋기 때문에 아무리 아깝더라도 최대한 버리는 것이 좋다. 또 로직과 매직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로직이 과하면 딱딱하고, 매직이 과하면 과장스럽기 때문이다.
2. Creative Mind
아이디어는 한마디로 내면과의 싸움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아이디어를 검열하는 경찰관이 있다면 이제 이별 선언을 해야 할 단계. 내 아이디어는 나에게 만큼은 사랑 받아야 한다. 내게 사랑받는 아이디어라 할 지라도 동료, 팀장님, 실장님, 광고주에게 분명히 차이고 굴림당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아이디어에 지나친 애정을 갖는 것은 금물. 광고주에게 욕을 먹고 차인다 해도 상처받지 않고, 그 아이디어를 깨끗하게 버린 뒤 꿋꿋하게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때는 나부보단 숲을 보아야 하고, 머릿 속을 깨끗이 비워야 한다.
3. Creative Communication
백만 불 짜리 아이디어도 설득해야 진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내부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광고주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면 실패한 아이디어임이 틀림없다. 성공한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본인 스스로가 똑똑하고 타인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설득력이 강한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어디서든 누구 앞에서든 내 아이디어를 팔 수 있어야 인정받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항상 '그래서?(So What?)' 라고 물을 때를 대비해야 하며, 강하게 밀어붙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저, 아이디어를 책으로 배웠어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실질적으로 경험하고 부딪쳐봐야 이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글로 배울 수 있는지 약간은 의문스러웠는데, 읽고 나니 많은 것을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에서도 앞서 말했던 크리에이티브 전략 TIP은 정상수CD님이 광고일을 하며 스스로 깨달은 팁 뿐만 아니라 유명한 광고인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주제에 맞게 정리해놓았기 때문에 모든 크리에이터들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 아주 많은 크리에이티브 팁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장애가 될만한 부족한 능력들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 팁 몇개를 간단히 요약해봤다.
1. 재미있는 이야기꾼이 되는 팁
광고인에게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재미 없는 이야기도 재미있게 꾸며 내고, 재미 있는 이야기는 더 호감가도록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광고인이 가져야 하는 필수 능력 아닐까?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대를 앞서가는 '센스'.
센스는 선천적인 성향에서도 비롯된다지만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하는 바,
사랑받는 광고를 만들어 내는 훌륭한 이야기 꾼이 되는 TIP~
1. 단편소설을 꾸준히 읽는다
2. 짧은 만화를 본다
3. 유머 모음집을 읽는다
4. 생활 속에서 엿들어라 - 지하철은 아이디어의 보고
* 앤 라모트에게 배우는 글쓰기 지혜
- 글은 작게 시작해서 직관대로 무조건 써내려 가는 것이 가장 좋다
- 맘껏 실수해도 좋다. 단, 항상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남의 의견을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 글이 막힌다면 어린시절에 대해 생각해보거나 편지를 써보는 것이 좋다
2. 아이디어는 내가 만드는 것! 시각화하기
광고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가장 당황했던 점이 아이데이션 과정에서의 시각화.
미술을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고, 늘 글로 받아적고 쓰는데 익숙한 나로서는 머릿 속에 들어 있는 것을
종이 한장의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게 아주 어렵다. 심지어는 두렵기 까지 하다.
하지만 '없는게 메리트라네 난 있는게 젊음이라네'가 아직까지는 어울리는 지금(?) 이 것 역시 노력해야 할 듯!
1. 유명한 사진작가들의 사진집을 본다
2. 갤러리에 자주 가서 영감을 얻는다
3. 마음에 드는 이미지는 잘라서 보관한다
4. 자료 화면 대여 업체의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다
5. 카메라로 내가 원하는 비주얼을 직접 찍는다
6. 그림 연습을 한다
그런 실천에서, 얼마 전 다녀온 트릭아트 서울 특별전
3. 성공하는 아이디어 만들어내는 법
추상적인 아이디어는 겉보기엔 크리에이티브하게 보일 수 있어도 광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광고 일을 하다보면 제품의 특성을 잡아내기 어려운 경우가 분명히 있을 것.
광고주를 만족시키고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당기면서,
크리에이터 스스로도 사랑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려면 이런 방법들을 쓰면 좋다고 한다.
1. 빗대어 말하라
2. 아이디어는 부딪쳐야 한다 - 서로 다른 2가지를 접합해야 아이디어!
3. 궁금증을 일으켜라
4. 반전을 이용하라 - A인줄 알았는데 B더라
5. 역설은 아이디어의 기본
* 컨셉이 모호할 때는 이 것들을 활용하라
- 제품의 사용 방법 / 사용자 유형
- 가격 특성 / 이미지 특성 / 제품의 전통
- 놀라운 사실 / 호기심을 자극하는 뉴스
- 안쓰면 불편하다는 점 / 직접비교
"조깅을 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오늘은 비가 내리니 건너뛰자' 라는 달콤한 유혹을 '예외'라는 요정이 만든다. '불안'이라는 장난꾸러기는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잘 안되면 어떡하지?' 라는 쓸 데 없는 걱정거리를 만든다. '슬럼프'라는 도사는 '난 역시 안돼!' 라는 패배감으로 우리를 좌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언젠가 이런 좌절감이 나를 사로잡아 자리에서 끌어내려고 할 지라도, 늘 지금과 같은 초심을 기억할 수 있기를. 광연 60기 워크샵에 다녀와 배운 것이기도 하다. 심장이 두근두근 설레고 떨리는 순간의 연속이었던 처음 이 순간을 항상 기억할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그리고 이 것 또한 기억하자. "무슨 일이든 그냥 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며 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즐기며 하는 사람은 미쳐서 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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