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sweet!/영화 드라마 공연

2010 내가 본 영화 15편 감상평 - 하반기

BonBonnie 2010. 12. 2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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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를 마무리하며! 영화티켓을 세어보니 총 15장이 있더라구요- 미처 쓰지 못했던 감상평을 한꺼번에 쓰다보니 잊고 있던 영화도 다시 생각하고, 그때 생각도 하고 좋네요! 상반기 7편의 영화에 이어, 하반기 8편 갑니다! 개인적으로 하반기 영화가 훨씬 좋았어요 ^^ 이번에도 역시 주관적인 평이랍니다~


8.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 8.3

스토리(8)
- 신비의 제국 페르시아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모래가 담긴 단검을 둘러 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모험 영화. 비슷한 작품으로 <캐리비안의 해적>이 떠올랐을 정도로 화려하고,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한다. 다소 지루해 질 수도있는 추격과정 중간 중간에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는 '완소'조연들이 등장하는 것은 분위기가 쳐지지 않고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고 밝게 유지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시간의 모래를 빼돌리려는 반역자와 그를 지키려는 페르시아 공주의 싸움, 그리고 공주를 도와 반역자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다스탄왕자. 약간의 반전과 권선징악의 교훈은 너무나도 흔한 결말이었지만 그걸 풀어가던 과정이 흥미진진했다.

영상미(8) - 페르시아 시대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주인공들이 사막에 머물던 장면과 타조, 낙타들이 화면을 꽉 채우던 장면은 역사책에서 보던 페르시아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결말부분에서 남발한 CG가 조금 아쉽긴 하지만, '시간의 모래'라는 성물을 조금이라도 더 성스럽게 표현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을 터. 배우들의 외적 조합도 멋있었다.

재미(9) - 제이크질렌할의 새로운 발견! 머리를 기르고 왕자로 변신하니 트로이의 브래드피트나  같은 느낌이 났다. 근육질빵빵! 수염조차 멋있어보였다는 후문. 난 역시 시각적자극에 약하다. 페르시아의 왕자 이후 제이크질렌할은 내 마음속의 훈남으로 변신! 그리고 처음엔 악당으로 등장했다가 차츰 왕자와 공주의 편이 되가는 상인무리도 정말 좋았다. 영웅 곁엔 언제나 헐렁하고 덜떨어진(?) 사람들이 따라다니는 법칙이 이 영화에 확실히 플러스 작용을 한 것같다- 2편이 무지 기대된다. 디즈니 영화는 무조건 다 재밌다던 친구의 말에 '설마'하고 본건데 정말 재밌었다.

 


덧붙이는 말 - 한번 바라본 남성은 모두 반한다는 페르시아 공주는 그렇게 많이.. 아름답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엔 몰입이 잘 안됐었는데, 갈수록 기품이 흘러 내리는 듯한 연기에 절로 몰입이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타이탄>에 등장했던 여제 '이오'와 페르시아 공주 '타미나'를 똑같은 배우 젬마 아터튼이 맡았다. 게다가 두 역할은 성격과 분장모습까지 흡사했으니, 여주인공을 통해 신선한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마이크 뉴웰 감독 / 제이크 질렌할(다스탄 왕자), 젬마 아터튼(타미나 공주), 벤 킹슬리(니잠)


9. 포화속으로 - 8.3

스토리(8)
-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동족상잔의 아픔과 가족을 떠나온 슬픔을 안고 '나라를 지키자'는 굳은 다짐으로 전쟁터의 최전방을 지키던 학도병들의 이야기를 그린 전쟁영화. 71명 학도병의 실화를 그렸다고 밝혀 더욱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은 소극적인 중대장 오장범을 중심으로 반항아 갑조와 아이들, 그리고 장범을 따르는 '착하기 그지없는' 학도병들의 전우애가 빛난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탄탄했다고 생각되는데, 결말이 아쉬웠다. 천천히 전개되다가, 갑자기 급 마무리되는 모양새여서 왠지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몇 장면 등장했던 간호사 박진희에 대해선 그 존재의 이유가 살짝 의문스럽다. 어린나이의 장범이를 순수한 소년으로 비춰주는 영화의 거울 역할로 등장시킨 것 같은데, 분위기를 깰 정도는 아니었지만 출연분량을 더 늘리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영상미(8.5)
- 전쟁영화라 확실히 스케일이 크고 화려했다. 영상과 함께 흘러나오는 효과음과 비지엠도 멋있었다.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전쟁의 현장을 많이 등장시키지는 않았지만, 전쟁을 앞두고 있는 병사들의 감정변화를 더 세심하게 그렸다고 평가한다. 전쟁을 보다 감성적으로 접근한 영화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영상의 따뜻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재미(8.5) - 주인공들이 어린 학도병이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동정심이 극에 달했던 것 같다. 아이돌스타 탑의 연기를 지켜 보는 맛도 쏠쏠했고, 권상우는 역시 반항아 연기의 대가. 그 와중에 북한 인민군 대장 역할을 맡았던 차승원의 기럭지를 보고 깜짝 놀란 관객이 한둘이 아닐터. 그의 잔인한 연기가 인상깊었다. 그리고 엔딩에 깔리는 학도병들의 단체사진을 보고 눈물이 찔끔 새어나왔던 기억이 난다. 저마다의 슬픔과 결의를 담은 표정으로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허허벌판 전쟁터에 맨몸으로 나서야 했던 그들이 끝까지 안타깝고 불쌍했고, 고마웠다.

기억에 남는 대사 - 총알받이처럼 전쟁터의 최전방에 내몰린 학도병들이 방황 끝에 자신들의 처지를 인정하고 적에 맞서 싸울 결의를 다지는 대사. 학도병은! (군인이다!) 학도병은!!!! (군인이다!!!!!)

이재한 감독 / 최승현(학도병중대장 오장범), 권상우(구갑조), 김승우(강석대), 차승원(북한군 진격대장)


10. 이클립스 [트와일라잇 세번째 신화] - 8.5

스토리(8)
- 뱀파이어와 사랑에 빠진 소녀의 이야기로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왔던 트와일라잇의 세번째 신화 <이클립스>. 벨라는 에드워드와의 불멸의 사랑을 위해 뱀파이어가 되기로 결심하지만 그로 인해 심해지는 제이콥과의 갈등. 그리고 에드워드와의 갈등도 극에 달하는데.. 벨라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신생뱀파이어 군대와 컬렌가, 그리고 볼투리가의 싸움. 결국 벨라를 지키기 위해 앙숙이었던 늑대인간 제이콥의 퀼렛가와 뱀파이어 에드워드의 컬렌가가 연합하게 되고, 더 강력해진 힘으로 신생뱀파이어 군대를 물리치고 볼투리가에 맞써 싸운다. <뉴문>과 <트와일라잇>이 판타지 멜로였다면 <이클립스>는 판타지 액션이라고 해두는게 좋겠다. 하지만 액션이라고 하기엔 뭔가 아쉽고, 멜로라고 하기엔 삼각 관계의 갈등이 격했던 3편.
 
영상미(9.5) - 트와일라잇하면 또 영상미 아닐까. 어두침침 음산한 분위기와 정말 저 배우들 아니면 누가 했을까 싶을 정도로 비쥬얼 딱딱 들어맞는 주인공들. 폭우가 쏟아지는 밤을 그린 장면을 보면서 공포를 느꼈을 정도로 차갑고 무서운 분위기가 정말 제대로다. 숲을 날아다니는 주인공들의 모습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신비롭다.

재미(8) - 트와일라잇-뉴문 영화를 뒤늦게서야 챙겨보고 뱀파이어 판타지에 빠져있을 시기에 딱 본거라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입술들은 어찌나 맞대고 쪽쪽거리는지. 굳이 키스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열심히 쪽쪽거리는 우리의 주인공님들. 뿐만 아니라 벨라가 제이콥과 에드워드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모습도 답답해보였다. 솔로들을 분노시키기에 딱이었다는 생각.ㅋㅋ 그나저나 제이콥은 갈수록 멋있어진다. 내가 벨라였어도 에드워드를 택했겠지만, 남이 보기엔 제이콥이 더 멋지다.


기억에 남는 대사 - 이번편은 에드워드와 제이콥의 신경전이 은근 재밌었다. 그 중에서도 근육빵빵 제이콥이 벗고다니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에드워드의 질투 섞인 한마디, "쟤는 셔츠도 없다니?"

OST : Neutron star collision [love is forever] (MUSE) - 뮤즈! 트와일라잇의 OST는 모두 뮤즈의 음악이다. 웅장한 피아노 소리와 신비로운 목소리가 어우러져 이클립스의 엔딩을 멋지게 장식했다. 노래가 좋아서 영화관을 빠져나가지 않고 계속 듣고 있었다. 한동안 또 뮤즈의 이클립스 ost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뉴문편의 ost가 더 좋다! 더 어둡고, 음침하게 주인공들의 감정을 드러내는 곡들이 많다. 뉴문편 ost들의 시크한 기타소리와 긴장감 더하는 드럼소리도 너무 좋다.

데이빗 슬레이드 감독 / 크리스틴 스튜어트(벨라), 로버트 패틴슨(에드워드), 테일러 로트너(제이콥)


11. 파괴된 사나이 - 5.3

스토리(6)
-  교인들의 모든 존경을 한몸에 받고 살던 목사 주영수가 세상에서 누구보다 아끼던 딸 혜린이가 납치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딸이 납치된 후 8년,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고 신에 대한 믿음도 잃은 채 세상에 찌들어 살고 있는 영수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 혜린이가 살아있으니 기회를 찾아가라는 납치범의 목소리였다. 쫓고 쫓기는 아빠 영수와 잔인한 납치범. 그리고 딸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한 엄마 민경. 스토리전개는 흥미로웠지만 어디서 본듯한 장면들이 많았다. 흡사 <그놈목소리>. <아저씨> 개봉 후에 나왔다면, <아저씨>를 따라했다는 오해를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결말은 거의 코미디 수준이어서 나를 포함한 관객들이 어이없는 웃음을 뱉고 나갔는데, 진지하게 풀어나가다가 그 무슨 뜬금없는 감독의 의도였는지 정말 궁금하다.

영상미(6) - 흐름을 깨지않고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비춰준 정도. 딱 그정도다. 납치범의 잔인함과 유괴된 어린이들의 참혹한 삶을 드러내고자 19세 관람 불가 딱지가 붙을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몇개 있었는데, 기억에 강렬하게 남을 만큼 특색이 있진 않았던 것 같고 순간의 잔인함, 그뿐이었던 것 같다.기차를 타고 가다가 기차 밖에 우두커니 서있는 납치범과 딸 혜린을 바라보고 분노에 찼던 영수의 모습 말고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다.

재미(4) - 김명민과 엄기준. 이름만으로도 궁금하고 설레는 이 두 배우가 개인적으로 아까웠던 영화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질 정도로 자극적인 소재로 그린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극도로 긴장되거나 무섭거나 한 내용이 없었다.  중간중간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납치되어 밥도 제대로 못먹고 학대당하는 아이치고는 지나치게 깔끔한 외모와 멀쩡한 표정. 두려움을 모두 초월한 아이를 묘사하기 위해 어쩔수 없는 설정이었다고 쳐도 보는 사람으로선 감정이 전혀 살지 않았다. 다소 어이없는 결말 부분도 영화의 재미를 깎아먹은 것 같다. 딸을 찾기 위해 열심히 달렸던 김명민과, 납치범이 되기 위해 싸이코패스에 빙의한 엄기준을 더 극적으로 이용할 순 없었을까?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막을 내려야 했을 작품이다. 제목 말고는 아무런 임팩트가 없다. "이거뭐지? 어이없다"는 말이 절로나오는 영화.

우민호 감독 / 김명민(주영수), 엄기준(최병철), 박주미(박민경), 김소연(주혜린)


12. 이끼 - 8.6

스토리(10)
-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나서야 20여년 만에 아버지를 찾은 주인공 해국. 그는 때마침 신물이 날 정도로 질려있던 도시 생활을 접고 아버지가 생활했던 시골마을에서 지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해국을 처음 본 마을 사람들은 하나 같이 해국을 경계하고 거부하고... 그 시골 마을의 신처럼 자리잡고 있는 이장과 이장을 따르는 마을 총각들, 비밀을 안고 있는 마을의 처녀 영지와 마을의 알 수 없는 비밀을 파헤치고 싶은 해국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영화를 보고나서야 웹툰이 원작이라는 걸 알았는데, 딱 영화를 위한 웹툰이다 싶을 정도로 스토리가 탄탄하고 신선했다. 관객들과 함께 풀어나가는 반전과, 그 속에 등장하고 있었던 예상치 못한 반전의 새로운 등장은 영화관을 나와서도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영상미(9.5) - 국내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휩쓸어간 <이끼>. 그에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치고있었을 정도로 모든 조합이 좋았다. 음지에서 자라는 이끼가 절로 연상될 정도로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가득한 영상. 이장의 집에서 내려다 보이는 마을의 풍경과 해국이 지내던 시골마을의 집의 분위기도 극의 이해를 높이는 데 제대로 였다.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던 긴장감 넘치는 영상에 박수!

재미(7) - 배우들의 연기가 제대로 빛을 발했다.  미스테리 드라마 영화의 대가 박해일은 말할 것도 없고, 70대 노인의 연기도 완벽히 소화한 정재영의 연기가 최고였다. 그리고 해국의 구원자가 되었던 검사 유준상과 이끼의 모든 단서를 쥐고 있는 유선, 유해진을 포함한 조연들까지. 주조연 모두 환상의 호흡을 발휘한 것 같다.하지만 163분의 러닝타임이 너무 길었던 탓일까? 지루하다는 생각이 몇번 들었다. 120분쯤으로 더 타이트하게 만들었다면 긴장감이 배가 되었을 것 같다. 배경으로 깔리는 긴장감 넘치는 음악과 배우들의 명품연기가 163분을 살렸다. 재밌다는 주위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가서 기대가 컸는데 역시 영화는 기대하고 보면 안되는건지, 기대에 못미쳤다.

덧붙이는 말 - <이끼>는 진정한 '이끼'를 찾아가는 수수께끼

강우석 감독 / 정재영(이장), 박해일(유해국), 유준상(박민욱 검사), 유선(이영지), 허준호, 유해진, 김상호, 김준배


13. 인셉션 - 9.8

스토리(10)
- 인간의 무의식 상태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수면상태에서 꾸는 꿈. 미래에서는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로 인간의 꿈에 접근해 기억을 빼낼 수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미지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수면상태의 꿈 세계에 접근해서 전혀 생각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생성했다. 생각을 지키는 최고의 보안요원이자 생각을 가장 잘 훔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도 한 주인공 코브와 그 친구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능력과, 코브가 겪는 과거의 멍에와 혼돈을 보여주며 영화의 재미는 극에 달한다. 림보단계, 인셉션, 추 등 판타지한 요소를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여태까지 내가 본 영화를 통틀어 최고 중의 최고의 스토리라고 확신한다. 꿈 속의 꿈 속의 꿈 속의 꿈, 그리고 또 꿈. 6-7개의 결론을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결말도 특별했다.

영상미(10) - 거대한 미로처럼 펼쳐지는 꿈 속의 새로운 세상, 생각하는 대로 그려지는 신비한 꿈의 세계로 인셉션의 특별함을 알리고, 바닷물로 추락해가는 자동차의 모습, 무중력 상태에서 떠다니는 요원들의 모습 등을 그려 판타지한 영상을 화면 가득 수놓은 작품. 스토리 뿐만 아니라 영상미도 최고였다. 이보다 더 현실적이었다면 난 이미 이 영화에 들어가 현실세계로 나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재미(9.5) - 중간중간 멈춰놓고 해석하면서 보고싶은 영화.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 생각하면서 봐야 하기 때문에 약간은 어렵기도 하지만, 그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이 영화를 놓고 토론을 하라면 몇시간도 떠들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도 가능할 것 같고 미래에는 정말 가능해질 것 같은 이야기. 난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에서 추가 쓰러졌을거라는 결론에 한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코브), 와타나베 켄, 마리온 꼬띨라르, 엘렌 페이지, 조셉 고든-레빗


14. 아저씨 - 9.6

스토리(9.5)
- 아내를 잃은 뒤 특수요원의 삶에서 벗어나 자취를 감추고 허름한 전당포에서 생활하는 아저씨. 그리고 아무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 이 아저씨의 유일한 벗이 된 한 소녀. 소녀에게도 전당포 아저씨는 약물의 노예가 되어 미쳐가는 엄마의 그늘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가 되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와 얽혀있던 극악무도한 자들에게 납치되어 사라진 소녀. 아저씨는 삶의 모든 것, 심지어 자신의 목숨까지 내걸고 소녀를 되찾아 오기 위해 길을 나선다. 숨막히는 액션과 감성이 함께 공존하는 눈물나게 아름다운 영화 아저씨.

영상미(9.5) - 원빈을 빼고 아저씨의 영상미를 논할 수 있을까. 원톱배우의 후광을 제대로 누린 작품. 그치만 그가 내는 빛도 아저씨의 훌륭한 각본과 촬영기술이 큰 몫을 했다. 한마디로 서로 너무 잘만난 것 같다. 표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던 태식의 얼굴을 드리우던 지저분한 머리의 그림자가 걷히고, 그가 소미를 찾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순간의 그 감동이 아직도 살아있는 것 같다. 잔인하기 그지없던 악당들이 아이들을 가두어둔 마약공장, 마지막 치열한 액션신까지 한시도 눈을 뗄 겨를이 없었다.

재미(10) - 사실 제목에는 그다지 임팩트가 없다. 원빈을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았고, 그렇게 땡기는 영화도 아니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악마는 살아있다>와 똑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재밌다는 주위의 얘기를 듣고 혹하는 마음에 거의 끝물에 본 영화. 우와~~bb 정말 말이 안나오는 작품. 최고였다. 액션신은 <추격자>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지만 소미가 있어서 달랐고, 그래서 작품의 재미가 극에 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원빈의 감정연기가 최고조. 소미의 연기도 최고. 조연들의 얄미운 연기도 최고. 원빈이 거울 앞에서 머리를 깎을 때 여자들의 탄성소리가 잊혀지질 않는다. 조용히 흘러나오는 목소리들 "아 어떡해~~" 나도 물론 원빈의 매력에 빠진건 마찬가지. 커플들이 이 영화를 같이보면 싸우면서 나온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기억에 남는 대사 - "모른척 해서 미안해" - "그래도 안 미워요"

OST : Dear(Mad Soul Child) - 엔딩크레딧과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이 얼마나 가슴을 울리던지, 영화를 보는 내내 참고 있던 벅찬 감동을 끌어올렸다.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인이 부른거 아니냐는 착각을 불러일으켰을 정도로 정인의 목소리와 흡사한 매드소울차일드의 보컬. 가사를 되뇌어보면 아저씨도 연상되고, 소녀도 연상되는 애절한 느낌이 예술이다.

이정범 감독 / 원빈(태식), 김새론(소미), 타나용 웡트라쿨, 김효서, 김태훈, 김희원, 김성오


15. 시라노 연애조작단 - 8.1

스토리(8.5)
 - "사랑을 이루어드립니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손을 거치면 꿈에 그리던 그녀와의 연애가 가능해진다! 더 이상 막무가내식 연애는 그만. 계획적으로, 확실하게, 환상적으로 사랑을 이루어주는 시라노 에이전시와 연애 의뢰자 중심으로 일어나는 다소 코믹발랄한 스토리. 간만에 깔깔깔깔 웃으면서 본 재밌는 영화. 사건의 발단은 의뢰인 상용의 등장에서부터. 상용이 사랑하는 그녀의 정체를 알게되면서 연애조작단 일을 하면서 처음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에이전시 대표 병훈. 그리고 그 복잡한 관계의 중심에 서 있는 '그녀'희중. 극이 진행되며 삼각, 사각관계의 거미줄이 쳐지는데 뻔한 결말을 예측하는 재미도 의외로 쏠쏠했다. 그리고 실제로 존재하는 연극 <시라노 드 베르쥬락>과 연관 지은 내용은 가볍기만 한 스토리에 어떤 진중함을 불어 넣은 듯 하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기만 하진 않은. 즐거운 영화

영상미(7.5) - 시라노 에이전시로 전환 하기 전 단원들의 소중한 꿈이 펼쳐졌던 지하 소극장의 붉은 천이 드리워진 조그만 무대. 그리고 극장을 밝히는 몇가닥의 희미한 빛. <시라노 연애조작단>이 결코 가벼운 영화가 되지 않는 데는 이 소박한 영상미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따뜻하고 매력적이었다. 희중과 병훈의 추억으로 회상되는 장면은 마치 안개 속에서 벚꽃이 휘날리듯 했다.   

재미(8.5) - 나보다 남자친구가 더 좋아했던 영화. 재밌다고 낄낄 거리는 모습이 웃겨 나도 덩달아 웃었다. 나도 조연 송새벽의 빛나는 연기는 잊을 수 없다. 지나치게 무덤덤하게 연기해서 그게 오히려 웃긴 새벽씨. 천재 연기자인것같다. 하지만 나의 이상형이나 다름없었던 지붕킥의 이지훈선생은 어디가버리고 찌질남의 극치를 보여준 최다니엘의 배역이 아쉬웠다. 하긴 아쉬운거 세다 보면 한둘이아니지. 엄태웅은 주인공이지만 많이 빛나지않고 무심해보였고, 포스터를 보면 박신혜도 주연인 듯 한데 거의 조연처럼 느껴졌다. 이들도 같이 빛나게 할 순 없었을까?


김태석 감독 / 엄태웅(병훈), 이민정(희중), 최다니엘(상용), 박신혜(민영), 박철민, 전아민, 송새벽, 류현경





허니소울의 2010 하반기 영화 Best 3

1위. 인셉션 - 화려한 영상미와 스펙터클한 스토리 전개. 최고의 미래형 판타지

2위. 아저씨 - 감성과 액션의 공존. 가장 뜨겁고 슬픈 액션 스릴러

3위. 이끼 - 무거운 수수께끼. 배우들의 연기가 빛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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